매일 읽는 투자 습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3% 하락하며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어요. 예상보다 견조한 고용지표가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하며 차익실현 빌미를 제공했어요.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3대 지수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마감했습니다.
이날 S&P500은 전일 대비 2.64%, DOW는 1.35%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NASDAQ은 4.18% 급락했습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경우 하루 만에 10.26% 내리면서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IT 섹터가 5.78% 내리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그 뒤를 이어 경기소비재와 소재 업종이 2%대의 낙폭을 나타내며 부진했습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6%대의 하락률을 기록한 가운데 메타가 5.51%, 아마존이 3.06% 내리는 등 대형 기술주 역시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시장 하락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예상보다 견조하게 발표된 5월 고용지표가 '빌미의 중심'이었습니다.
美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17만 2천 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빅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앞선 두 달 치의 집계도 당초보다 9만 3천 명 상향 수정되면서 최근 3개월간의 월평균 일자리 창출은 18만 8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4년 3월 이후 가장 강력한 고용 창출 흐름입니다.
견고한 고용시장은 결국 물가 상승 압력의 근원이 될 수 있기에, 해당 결과는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시장금리 오름세, 달러 강세
SpaceX 상장 앞두고 '현금 확보' 우려까지
당일 미 국채 수익률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고, 달러 역시 강세를 띠는 등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오는 금요일(6.12일) 시총 1.75조 달러 규모의 SpaceX가 상장을 진행한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재차 자극했습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75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이를 소화하기 위한 현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여타 주식들에 매도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마침 이날 메타가 AI 투자금 조달을 위해 추가 주식발행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시중 유동성 흡수 우려를 키웠습니다.
앞으로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다만 상기 요인들이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나, 실제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훼손하거나 시장의 추세를 반전시키는 요인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
우선 노동시장의 강세는 그만큼 경기가 호조를 띠고 있음을 의미하며, 침체 시나리오가 부재한 상황에서 주식 시장이 추세적 하락으로 전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번 고용지표 강세는 월드컵 특수로 인해 접객원 고용이 늘었다는 일회성 요인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유가 상승에 긴밀하게 연동되어 온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이어질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소식은 긴축 우려를 한결 완화해 줄 여지가 있습니다.
SpaceX의 750억 달러 규모 IPO 이슈 또한 현재 미국의 MMF 잔고가 8조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주 수요일 알파벳의 경우 이보다 더 큰 약 850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주가 낙폭은 2.1% 수준에 그치며 시장 대비 방어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동사의 자본조달에는 보수적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크셔 해서웨이도 100억 달러 규모로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조정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3월 말부터 지난주 고점까지 약 95%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고, 이에 따라 각종 기술적 지표에서는 과열 신호가 완연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정은 급격한 상승과 쏠림이 누적되어 나타난 변동성으로 이해하는 편이 타당하며,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불안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당일 금리 상승에 취약한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부동산 섹터가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은 이번 조정이 순환매 성격이 짙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펀더멘털 훼손이 부재한 종목이라면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조금 더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일 것으로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