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경기를 선행하는가

삼성증권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B0245호(2020.01.23 ~ 2021.01.22)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뉴스나 각종 리포트에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이야기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입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현재, 과거를 설명하는 참고자료로 오랜 기간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직전 10년 가격 추이 ]

자료: Refinitiv, 삼성증권 기간: 2010년 1월 20일 ~ 2020년 1월 20일 * 과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993년 12월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에 의해 탄생한 주가지표 입니다. 해당 지수의 편입 대상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제조/판매/디자인/장비 등의 종목으로 한정됩니다. 시가총액 최소 100만불 이상인 동시에 발행 주수가 1.5백만주 이상인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큰 상위 30개 종목을 골라 지수화하게 됩니다. 매 분기 마다 필요에 따라 리밸런싱을 진행하며 종목당 최대 8%를 초과하여 편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위 10개 종목 비중 및 1년 수익률 ]

Top	티커	회사명(영문)		비중(%)	수익률%(1년)
1	NVDA	NVIDIA CORP	엔비디아	8.23	59.47
2	QCOM	QUALCOMM INC	퀄컴	8.21	79.84
3	TXN	TEXAS INSTRUMENT INC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7.83	36.18
4	INTC	INTEL CORPORATION CORP	인텔	7.35	24.18
5	AVGO	BROADCOM INC	브로드컴	6.98	22.99
6	AMD	ADVANCED MICRO DEVICES INC	AMD	4.66	145.21
7	MU	MICRON TECHNOLOGY INC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4.33	61.24
8	LRCX	LAM RESEARCH CORP	램 리서치	4.14	113.2
9	NXPI	NXP SEMICONDUCTORS NV	NXP반도체	4.14	67.62
10	TSM	TAIWAN SEMICON. MANU.	TSMC(ADR)	3.95	66.51

자료: iShares PHLX Semiconductor ETF기준, 삼성증권
참고: 2020년 1월 20일 기준
* 과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들이 편입되어 있는지 해당 지수에 편입된 상위 10개 종목을 중심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컴퓨터에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엔비디아(NVIDIA), 인텔(Intel)등의 종목들이 상위 종목으로 편입되어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시장에 상장되어있지 않으므로 편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대만 TSMC만 ADR를 예외적으로 편입) 지난 10여년간의 성과 역시 매우 괄목할 만한 수준입니다. 미국 주식시장(S&P 500 기준)의 성과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우수한 성과를 장기적으로 지속했습니다.

 

경기를 선행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2000년대 이후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이 본격화 됨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선진시장의 경우 전체 제조업에서 과거 굴뚝산업으로 대표되는 전통 제조업의 비중은 점차 축소된 반면, IT첨단산업 제조업의 비중은 크게 확대되는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더불어 최근 한 연구결과(Oxford Economics)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경기선행적 성향(3개월 선행)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 보시는 차트는 대표적 경기지표인 미국 ISM 제조업 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한데 비교한 내역입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경우 해당 월말 종가를 지난해 같은 달 종가와 비교하여 상승률을 나열하였습니다. 나아가 선행성을 파악하기 위해 3개월 이전의 상승률 수치를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해당월 수치와 비교하였습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미국 ISM제조업 지수 ]

자료: Bloomberg, 삼성증권 참고: 기간(2010년 1월 ~ 2019년 12월 31일),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월말 종가 기준 YoY% * 과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대체로 제조업 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내었습니다. 만약 이 연구결과를 따른다면 현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보여주고 있는 큰 폭의 상승세는 곧 향후 제조업 지수의 반등세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몇몇 구간에서는 이들 지표가 동행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어 실제로 그렇게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서 확인되는 주요 사항

 

한편, 일부 특징적인 부분도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향후 이익추정치가 미국시장(S&P 500 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 최근 주가는 미국시장(S&P 500 기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 함수 입니다. 따라서 미래 기업의 이익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주가는 역시 이에 반응하여 상승하게 됩니다. 위의 차트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미국시장(S&P 500 기준)의 주가와 이익추정치(향후 12개월)를 상대지수로 환산하여 비교해 놓은 내역입니다. 차트가 위로 올라갈 경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대적 우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차트가 아래로 내려갈 경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S&P 500 상대지수 추이 ]

자료: Bloomberg, 삼성증권 기간: 2020년 1월 20일 기준 * 과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구간(A)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미국시장(S&P 500 기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추정치를 나타냄에 따라 주가 역시 상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습(그래프 우상향)이 확인됩니다. 그러나 최근 구간(B) 경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익추정치를 나타냄에도 주가 측면에서 미국시장(S&P 500 기준)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나는 원인을 긍정적/부정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먼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원인입니다. 장기적인 이익개선세를 주가가 선반영하고 있는 경우 입니다. 반도체의 경우 상승/하락 사이클이 매우 장기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상승 사이클 역시 2013년에서 2018년까지 지속되었던 것을 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비록 현재는 이익이 시장 대비 낮더라도 보다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익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 이익 개선 여부가 불투명함에도 불구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크게 반영되어 주가가 고평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만약 향후 해당 반도체 기업들이 실제로 좋지 못한 실적을 발표할 시 업황 전반이 조정을 겪을 수 있습니다.

 

[ 메모리 반도체 수요/공급 추이 예상 ]

자료: Bloomberg Intelligence, Gartner, 삼성증권

 

다만, 현재 2018년 초 이후 공급과잉으로 단가하락 문제를 겪었던 부분은 점차 해소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올해 2분기 이후부터는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단가 역시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수출물량 역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만약 반도체 관련 산업에 대한 신규투자나 현재 보유 중일 경우 앞서 나열한 부분들을 복합적으로 확인하며 대응하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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