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중산층의 두려움

삼성증권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B0138호(2020.01.15 ~ 2021.01.14)

4차 산업혁명의 명과 암

 

우리는 언젠가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 익숙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의미하는 "4차 산업혁명"은 아마도 지난 몇 년간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널리 그리고 많이 사용된 용어 중 하나일 것입니다. 대체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곤 합니다. 보다 미래 지향적이고 기술진보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며 미래 인류를 진일보 시킬 것만 같은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그런데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밝은 미래에 그림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들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칫 "4차 산업혁명"이 어떤 집단 혹은 분야에서는 위기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늘은 그 중, "중산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1 ~ 4차 산업혁명의 개요 ]

자료: Harvard Business School, 삼성증권

 

중산층의 개념과 기준

 

중산층에 대해 정의하고 있는 많은 이론들이 있으나, 대체로 중산층은 말 그대로 소득 면에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소득계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어떤 국가의 중산층 비중이 높을 경우 해당 국가의 가계부문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전세계 선진국 역시 전세계 평균(OECD기준 61%) 대비 높은 중산층 비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중산층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완충지대 역할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4인 가구 기준 연 3천2백만원에서 8천6백만원 사이의 소득을 벌고 있는 61%를 중산층으로 정의(2019년 OECD기준)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중산층 비중 및 기준 ]

자료: OECD(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 2019년), 삼성증권 참고: 2019년 대한민국 4인 가족 가구 기준 소득 분위 구분 * OECD기준 중산층: 중간소득의 75%~200%사이

 

위기를 겪고 있는 중산층

 

한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지난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산층의 비중 축소 및 소득격차 확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소득 계층과의 소득격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지난 1985년을 기준으로 조사된 자료를 보았을 때 중간 소득 값은 상위 10% 소득(고소득 계층)과 일정한 비중을 두고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상위 10%의 소득 상승은 크게 나타난 데 비해 중간 소득 값의 상승은 둔화되며 소득격차가 급격하게 확대된 것이 확인됩니다.

 

[ 소득 분위별 소득 확대 추이 ]

자료: OECD(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 2019년), 삼성증권 기간: 17개국 대상. 1985년 ~ 2016년

 

나아가 이와 같은 추세는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비중 변화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1985년 당시 고소득층 대비 중산층의 비중이 3.9배 많았으나 이후 점차 감소하여 2015년경에는 그 비중이 채 3배(2.8배)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로 올수록 중산층의 비중 축소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1943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는 68%가 중산층이지만 X세대에서는 그 비중이 64%로 감소하고 밀레니얼 세대(1983년 ~ 2002년)로 와서는 60%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 중산층/고소득층 비율 추이(왼쪽), 세대별 중산층 비중(오른쪽) ]

자료: OECD(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 2019년), 삼성증권 기간: 16개국 대상. 1985년 ~ 2015년

 

중산층에게 위기가 닥친 이유는?

 

이처럼 중산층이 축소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OECD와 학계는 몇 가지 원인을 내놓고 있습니다. 먼저 주거비용, 헬스케어, 교육 비용이 상승률이 평균적인 소비자 물가보다 높게 유지됨에 따라 중산층의 부담이 증가한 점을 꼽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고 이에 따라 임대료 역시 상승함에 따라 1985년 6.8년이 소요되었던 주택 구입에 걸리는 기간은 2015년에 와서는 10.2년까지 증가(60스퀘어 평방미터 기준)합니다.

다음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산업구조의 변화" 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4차 산업혁명"과 가장 밀접한 부분 이기도 합니다. 산업구조가 기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며 기존 제조업에서의 노동수요가 감소하며 중산층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합니다. 더불어 본격적인 인터넷 무선 기반 첨단산업으로 발전되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OECD는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중산층 6명 중 1명이 첨단기술에 의해 대체되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 첨단산업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소득 계층별 비중 ]

자료: OECD(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 2019년), 삼성증권 참고: 19개국 대상

 

중산층에게 닥친 위기를 해소하려면?

 

이러한 중산층에 닥친 위기와 소득 불균형과 관련하여 미국의 UC버클리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는 6가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합니다. 특히, 그 중에 흥미로웠던 것은 노동계층 및 중산층 계층의 자산 형성을 위한 조세 및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저비용, 공정한 금융서비스에 중산층의 접근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자산의 건전성을 확립과 축적을 가능하게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산층을 지지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이 주택을 마련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정책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주거는 중산층의 노후와, 세대간의 부의 이전에 큰 영향을 줌으로써, 중산층의 기반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 경제적 불균형 완화를 위한 6가지 정책 접근 ]

자료: UC Berkeley Haas Institute(2019년), 삼성증권

 

또한 강조되었던 다른 정책은 바로 유년기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입니다. 유년기 및 청소년기에 교육의 질이 고등교육에서의 낙오 가능성을 낮추며 이는 미래의 소득계층상의 경제적 이동에 주요한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가차원에서 노동인력의 질 향상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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