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해 Wikipedia로 검색해보면 전쟁이 발발한 시기를 1939년 9월로 묘사하고 있소. 하지만, 중국인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오. 사실, 연합국과 주축국세력이 가장 먼저 충돌했던 시기는 中日戰爭이 발발한 1937년 7월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오.

최근, 신문기사를 보니 中日戰爭 종전 70주년을 맞이하여 중국내에서 반일감정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하오.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오. 1937년부터 1945년까지 무려 8년간 진행된 中日戰爭은 동부해안지역에서 중부곡창지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황폐화 시켰던 일대 비극이었기 때문이오. 이 기간 중 발생한 중국인 사상자만 3천만명을 상회하고 있고, '남경대학살'이나 '하남대기근'과 같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을 중국인들에게 남겨주기도 했소.

중국이 中日戰爭이라는 대참화를 겪은 기본적인 이유는 역시 일본과의 국력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소. 사실, 중일전쟁 이후 30년이 지난 1970년대까지도 중국과 일본의 국력 사이에는 요즘 말로 '넘사벽'이라고 할 만한 격차가 존재하고 있었소. 참고로 1978년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GDP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불과 5% 수준이었다고 하오. 당시 일본은 서독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를 자랑하고 있었으니, 양국간 국력의 차이는 1930년에 비해 늘어났으면 늘어났지 좁혀지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오. 무엇보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힘든 시기를 지내는 동안 중국의 경제가 무섭게 성장했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소. 예를 들어,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경제로 등극한 바 있소. 세계 최대의 경제인 미국과 가장 많은 무역을 하는 국가도 이제는 일본이 아닌 중국이요. 일본 내부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상태로 8년 정도가 지나면 중국의 GDP는 일본의 두 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오.

단순한 경제의 덩치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 측면에서도 중국은 이제 서서히 일본을 압도하는 위치로 부상하고 있소. 2014년 기준 Fortune Global 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수를 보면, 중국기업은 무려 95개가 포함돼 있소. 반면, 일본기업들의 수는 불과 57개 수준이오. 2000년의 기록과 비교해 보면 누구나 놀라운 변화라고 아니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오. 2000년 기준 Fortune Global 500에 포함된 중국기업의 수는 불과 10개였으나, 일본기업의 수는 무려 107개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오. 15년 남짓한 기간이 지나는 동안, 순위에 들어간 중국기업의 수는 85개가 늘어난 반면, 일본기업의 수는 50개나 줄어든 셈이오. 즉, 中日戰爭 이후 처음으로 중국은 일본을 압도할 수 있는 기반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소.

특히, 최근에는 예전 일본기업들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들에서도 거세게 도전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대거 나타나 있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소. 바로, 가전업종의 '청도하이얼'과 IT기기 부분의 'Lenovo', 그리고 친환경자동차 업종에서 'BYD'가 이들 기업들의 대표종목들이라 할 수 있소.

'청도하이얼'은 널리 알려진 대로 백색가전 부분에서 Global 브랜드 No.1 기업이요. 이 기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2012년 일본의 대표 가전기업인 Sanyo를 인수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오. 그래서 때문인진 모르나, 가전제품과 관련된 기술경쟁력 측면에서 일본 등 외국 경쟁업체에 비해 밀리는 구석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소. 예를 들어, 에너지효율 및 환경보호측면에서 동사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스마트가전 부분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이 바로 청도하이얼이오.

Lenovo는 PC 시장에서 20%수준의 Global MS를 가진 1위 기업이오. 동시에 스마트폰시장에서는 Global 3위까지 성장해 있으며, Tablet시장에서도 역시 Global 3위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오. 2003년 이전까지 전 세계 PC시장은 HP 등 미국브랜드와 일본브랜드가 양분하고 있었는데 2004년 Lenovo가 등장하면서 일본브랜드들이 급격히 힘들어지기 시작했소. 사실, 2004년 이후 후지쯔, 도시바, 닛폰전기와 같은 일제 브랜드들은 세계 PC시장 Ranking에서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그 자리에 Lenovo나 ACER, ASUS 등 중국계 기업들이 위치하고 있다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친환경자동차를 제일 많이 팔아온 기업은 일본의 닛산자동차였소. 하지만 닛산의 지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속단해서는 안되오. 중국의 친환경자동차 업체인 BYD의 성장이 매우 빠르기 때문이오. 미국 등 선진국시장의 경우, 저유가 현상 등의 영향으로 친환경자동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소. 하지만, 중국 친환경자동차 시장은 국제유가수준과는 상관없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소. 그런데 다른 나라 시장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중국의 친환경자동차 시장에서는 토종업체인 BYD가 무려 30%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소이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는 조만간 BYD가 닛산자동차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친환경자동차 생산업체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상황이오.

엔화약세 등의 영향으로 일본기업들이 서서히 그간 잃어버렸던 시장지배력의 회복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오. Global시장의 측면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소. 하지만, 앞서 언급한 가전, 자동차, 그리고 IT기기 시장에서는 일본 브랜드들이 지배력을 넓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오. 그만큼, 강력한 내수기반과 정부의 보호를 바탕으로 중국의 고유브랜드들이 엄청난 경쟁력을 축적해 왔기 때문이오. 자기나라 시장에서 일본브랜드를 이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라면 Global시장을 재패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는 대목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