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 書信의 형식이 그래왔듯이 오늘도 결론부터 내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소. 그간 즐겁게 지내왔던 상해주식시장에서 잠시 떠나있으려 하오. 솔직히, 좀더 먹을 거리가 있어 보이는 홍콩으로 관심을 옮길 생각도 있고, 아니면 상해시장의 투자자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할 때를 기다려볼 의사도 가지고 있소.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해서, 상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익률 파티가 지금 당장 끝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오 이 잔치는 좀 더 연장될 수 있을 것이오. 하지만, 중국시장의 수익률 잔치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설거지까지 확인하고 떠날 마음 따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오. 작년 11월 이후 상해에서 좋은 기억이 매우 많았으니 웃고 떠날 수 있을 때 잠시 자리를 피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소.

지금 상해시장의 분위기를 파티에 비유한다면, 아직까지 파티장의 분위기는 좋고 테이블 위에는 많은 음식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소. 그러나, 서서히 파티의 분위기가 '먹고 죽자'는 식으로 흘려간다면 챙길 것은 챙기는 선에서 그만 자리를 뜨는 것이 상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오. 짧은 지식과 관점으로 바라볼 때 지금 중국 주식시장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소. 즉,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정상적인 상식에 근거해 투자가 이뤄지는 그런 시장이 아닌 것으로 보이오. 異域萬里(이역만리)
외국에 투자하는 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시장에 너무 집착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오.

작년 11월 이후 상해주식시장에 벌어진 수익률잔치는 두 가지 단계로 분류해 볼 수 있을 것이오. 우선 첫 번째 단계는 작년 11월~ 올해 1월까지 있었던 '가격잔치'였다고 할 수 있소. 한 마디로 주가가 워낙 싼 맛에 상승한 경우인데, 음식점의 예를 들면 자장면 한 그릇을 삼천원에 파니 손님들이 몰려든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오. 이 때, 주가가 크게 상승한 종목들을 보면 절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배당이 좋은 국영은행들이 많이 눈에 띄는 이유도 여기에 있소. 이 시기가 진짜 마음 편하게 상해시장에 투자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소.

두 번째 단계는 전인대가 끝난 3월 중순 이후부터 최근까지 진행되었던 '정책잔치'였다고 할 수 있소. 음식점으로 치면 비록 가격은 예전만큼 싸지 않지만 다른 곳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신기한 메뉴들이 많이 있으니 손님들이 '미어터졌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오. 이 때 시장에서 거론됐던 대표적인 테마를 보면 동포들에게도 잘 알려진 一帶一路를 비롯하여 환경오염, 친환경에너지, 인터넷플러스, 제조업2025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소. 나중에는 '공기업개혁'테마가 위세를 떨쳤는데,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 테마였기에 투자자들의 투자욕구를 자극하기에 매우 충분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오.

문제는 지금 상해시장을 봤을 때, 과거와는 달리 썩 싸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참신한 맛이 있는 테마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오. 우리와 같은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가격도 비싸 보이고, 메뉴들도 많이 식상해졌다고 할 수 있겠소. 물론, 중국인들의 입장에서야 자기나라 주식시장 말고는 뚜렷하게 투자할 대안이 없으니 미우나 고우나 중국본토 주식시장으로 돈을 싸 들고 찾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오. 그러나 우리는 중국사람이 아닌 외국인들인데, 중국투자자들의 투기적인 매매에 같이 휩쓸려 갈 이유가 많지 않아 보임이 사실이오.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하루게 다르게 늘어나는 신용잔고와 이에 대한 중국 정책당국의 태도라고 할 수 있소. 널리 알려진 대로, 지금 중국주식시장의 수익률 잔치를 개최한 주체도 중국정부이고, 마음만 먹으면 이 잔치를 뒤엎어 버릴 권력을가진 주체도 중국정부라고 할 수 있소. 그런데, 하루에 100억 위안씩 늘어나 이제는 1.8조위안에 달하는 신용잔고를 바라보는 중국정책당국의 시각이 결코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소. 이런 속도로 신용잔고가 마냥 늘어나기만 하면 100일 이후 중국주식시장의 신용잔고는 4조원에 달하게 된다오. 정상적인 생각이 있는 감독당국이라면 이런 엽기적인 사태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소.

상해주식시장에 대해 예전부터 뜻을 같이 하고 있었던 몇몇 동지들은 '중국인들이 비이성적으로 매매를 한다면 우리도 이성을 잃을 필요가 있다'라는 이야기를 서슴치않고 하기도 하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자신도 중국 주식시장의 리스크에 대해 이제는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오. 작년 11월만 해도 중국시장에 투자하는 리스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나오. 그런데 지금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주식시장의 테마주에 대해 중국사람들과 같은 투기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듯 하오.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 때 가졌던 初心을 잃은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중국 주식시장에서 우리들은 하나의 客일 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소. 굳이 중국인들과 함께 끝까지 중국 주식시장을 지킬 이유도 없고, 그들이 매매하는 투기적 테마주들까지 같이 따라가며 수익을 챙기려 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드오. 그저 우리는 좋은 종목이 마음에 드는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으면 시장에 참여하고, 원하는 수준의 수익을 챙기면 부담 없이 떠나는 손님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오. 좋은 시점에 진입하여 만족할 만한 수익을 챙겼으면, 기분이 좋은 시점에서 수익을 챙겨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되어 한 번 적어본 글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