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본토주식시장이 또 다시 크게 하락해 버렸소. 특별한 악재가 있었다기 보다는 지나친 신용잔고에 대한 부담이 지수조정의 큰 이유라고 하오. 그렇다면 순전히 이 사태가 수급적인 문제에서 기인했다는 이야기인데, 이 말이 진실이라면 진짜 놀라운 수준의 변동성이 아닐 수 없을 것이오.

만일, 진짜 중국 주식시장이 '신용매물'이라는 수급변수 하나 만으로 이 지경까지 급락했다면 당연히 지금은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할 수 있겠소. 가장 오래된 증시격언 중 하나가 바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라는 말을 들은 일이 있소. 기업의 실적과 성장에 대한 기대가 변하지 않았는데 수급에 대한 우려 하나만으로 주가가 급락했다면 당연히 가장 합당한 전략은 저가매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오.

우선, 주가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Valuation부터 살펴보기로 하겠소. 가장 단순한 기준인 P/E기준으로 보면 12개월 예상실적 대비 16배 수준인데, 10년 평균이 14배 수준이니 아직까지 크게 싸다는 생각이 드는 국면은 아니라고 판단되오. 만일, 과거대비 실적개선 추이가 뚜렷한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좀 틀려지겠지만, 종목별로 실적 예상치들을 뜯어보면 그리 개선되는 측면도 크게 보이지 않는다오. 따라서, 단순 Valuation기준만으로 보면 아직까지 '크게 가격매력이 나타날 정도로' 시장이 하락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 있소.

다음으로, 기술적낙폭의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소. 일단, 하락폭을 보면 상해종합지수의 오늘 저가를 기준으로 고점 대비 25%정도 조정을 받은 셈이오. 그간 지수의 상승폭을 고려할 때, 고점대비 그렇게 낙폭이 크다고만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오.

사실 5월 달에 기록했던 전저점은 이미 붕괴된 상황이고, 4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이 다 깨져있기 때문에 특별히 여기서 의미 있는 지지선이 출현할 것으로 생각할 만한 근거도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오. 다만, 일전에 우려했던 200일 이동평균선과의 이격을 보면 50%까지 벌어졌던 이격도가 지금은 20%수준까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이상과열에 대한 부담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소. 전반적으로 기술적지표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과열은 해소된 것으로 보이나, 명확한 지지가능 구간이 보이는 그림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싶소.

그럼, 대외적인 부분, 즉 중국외부의 상황은 어떠냐…하면 역시 그렇게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오. 중국의 수출은 유럽경기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데 유럽의 형편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오. 만의 하나, 그리스사태 등의 영향으로 유럽의 경제가 큰 충격을 받게 된다면 중국의 경제 또한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소.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비중이 높은 중국주식시장의 특성 상 실적이 좀 나쁘고,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만 유지된다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좋은 분위기를 충분히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오. 그런데 문제는 중국시장과 관련된 여러 변수 중 이것이 가장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오. 중국개인투자자들의 과도한 신용매매 때문인데, 최근 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중국의 신용잔고는 연초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상승해 있는 상황이오. 이전 이 서신을 통해 이 신용잔고가 언젠가 중국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임을 지적한 바 있고, 과도한 신용매매의 폐해에 대해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소이다.

'Valuation도 그렇게 싼 것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봐도 특별한 지지선이 보이지 않고 대외여건도 좋지 못하고 수급마저 나쁘니 중국주식시장은 이제 희망이 없는 거냐?'라고 물어본 다면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소. 중국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가 다소 우호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오. 그 변수란 바로 '자본시장에 대한 중국정부의 태도'라고 할 수 있겠소. 아직까지는 좀 미묘하다 할 수 있겠으나, 주식시장과 관련된 중국정부의 태도가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주 토요일에 단행된 금리 및 지준율의 동시인하라고 할 수 있겠소.

우선, 원래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경우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최근 일부 거시경제 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음에도 서슴없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생각하오. 월요일에는 신용과 관련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정책당국자의 코멘트가 나오기도 했고 외신을 통해서는 IPO물량의 조절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중국시장을 움직이는 다섯 가지 변수, 즉 Valuation 및 실적, 기술적 지표, 대외상황, 수급 및 투자심리, 그리고 정부정책 중 지금 당장 믿어볼 만한 변수는 정부 정책 하나 말고는 없는 것으로 보이오. 다만,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변수 중 정부정책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소.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우호적인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견인하는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싶소.

그러나, 다른 네 가지 변수에서 특별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기술적 반등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소. 전반적으로 중국주식시장이 Level Up되기 위해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적과 경기지표가 따라줄 필요가 있다는 지난 5월 중순의 의견을 유지하오. 그 이전까지는 단기상승폭을 고려해 중국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 놓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의견 또한 첨부하겠소.

 

(2015.06.30)